테트리스의 광범위한 저작권, 문제 있다
2012년 미국 법원의 판결로 테트리스의 저작권 범위가 너무 넓어졌다. 'Mino'라는 이름의 테트리스 복제 게임에 대해 미 법원은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인정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래 블록의 모양 7가지이다. 이 모양 자체를 저작권으로 묶어버렸기 때문에 다른 업체는 이런 블록으로 어떠한 퍼즐 게임도 만들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심지어, 컴퓨터 게임이 아닌 보드 게임에서조차 저런 모양의 조합 블록은 다 사라지고 말았다. 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모양을 어떻게든 다르게 만들어 퍼즐 게임을 출시 했다.

또한 가로 10칸, 세로 20칸으로 된 퍼즐 보드도 만들 수가 없다고 한다.
테트리스 제작자인 알렉세이 파지트노프는 아예 저작권을 관리하는 '더 테트리스 컴파니'라는 회사를 만들어, 한국에서도 2000년대 초반, 이 회사의 로열티 요구로 인해 넷마블이나 한게임 등에서 서비스하던 테트리스 게임들이 무더기로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한다.
테트리스는 "게임의 규칙은 저작권 보호가 안 된다"는 법적 상식을 뒤흔들 만큼 강력하고 넓은 저작권을 보유하게 되었다.
원래 보드게임 테트리스는 그 규칙이 1950년대에 유행하던 펜토미노라는 퍼즐 게임과 유사하다. 펜토미노는 블록의 모양만 다를 뿐 기본적으로 오프라인 테트리스라고 할 만 하였다. 1980년대, 알렉세이 파지트노프는 5개의 사각형을 붙인 모양이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해 4개만 붙여서 테트리스(4개를 뜻하는 Tetra와 Tennis를 합친 단어)라는 컴퓨터 게임을 만들어 냈다. 그런데 거꾸로 이제는 이렇게 4개짜리 블록을 맞추는 게임 자체를 컴퓨터 게임 뿐 아니라 보드 게임에서도 본인의 저작권 범위로 보장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퍼즐 보드 게임에서 중요한 건 다양한 방향으로 꺾인 블록을 조합하여 큰 사각형 구역 안에 맞추는 것이다. 그런데 펜토미노의 규칙을 그대로 사용한 테트리스가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은 마땅치 않아 보인다. 또한 4개의 연결된 블록이 어떠한 특출난 아이디어도 아니며, 모양을 단순화했을 뿐이다.
결론적으로 단순한 '모양'을 저작권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 모양이 아주 복잡하다면 모를까 작은 블록 4개를 여러 방향으로 연결한 것이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미국 법원은 인텔의 i-80386 CPU의 상표권을 허락하지 않은 바가 있다. 80386이 숫자이기 때문에 이것을 상표로 해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텔은 Pentium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자유로운 경쟁을 방해한 닌텐도의 광범위한 저작권
최악의 저작권 인정으로는 닌텐도의 패미콤 게임기 패드의 십자 방향키를 들 수 있다. 닌텐도는 이것에 대한 특허를 발급 받아 20년 간이나 경쟁 업체들을 방해했는데, 상식적으로 만들 수 있는 4방향 버튼 임에도 타 경쟁사는 20년 간이나 마음대로 만들 수 없었다. 따라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기업 조차도 이런 특허를 회피한 특이한 모양의 방향 버튼을 만들어야만 했다.

이것은 나중에 애플이 사과 모양만 있어도 고소를 하러 다닌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닌텐도 이전에도 다른 기계에는 십자 버튼이 있었지만, 닌텐도가 이것을 게임기에 적용한 후부터는 다른 경쟁사들이 사용을 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닌텐도는 내부에서 축 방식을 이용해서 2개의 버튼이 동시에 눌리지 않도록 설계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사실 겉모양만 비슷해도 고소를 했기에 십자 버튼은 20년간 닌텐도의 전유물이 됐던 것이다. (물론 축 방식도 닌텐도가 최초로 고안한 것은 아니었고 다른 기계의 버튼들에서도 쓰이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특허가 새로운 조이스틱이나 패드를 만드는 데 간접적으로 방해를 했다고도 볼 수 있고, 경쟁사의 매출 증대를 불공정한 방법으로 막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줄 3개를 가지고 상표권을 등록한 아디다스
닌텐도보다 더 황당한 것은 줄 3개를 가지고 상표권을 등록한 독일의 아디다스이다.
일반적으로 줄무늬 같은 단순한 기하학적 문양은 누구나 쓸 수 있어야 하므로 상표 등록이 어려운데, 아디다스는 수십 년간의 방대한 마케팅과 사용을 통해 3줄만 봐도 아디다스가 떠오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주장해 상표로 등록했다. 더욱 이상한 것은 아디다스는 2줄이나 4줄로 옷을 만드는 경쟁 업체한테도 '자신들의 옷과 혼동할 수 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에 아디다스의 이런 무대포식 독점에도 제동이 걸린 판결도 있다. 2019년 EU 일반법원에서는 아디다스가 등록한 '어떤 방향으로든 평행한 3선' 상표에 대해 너무 단순하다며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또 작은 승리이긴 하지만 2023년 미국과 2024년 영국 법원은 아디다스가 '4줄을 사용했다'고 제기한 소송에서 경쟁 업체인 톰 브라운의 손을 들어주었다.
결론적으로 2019년을 기하여 유럽에서는 3줄의 직선은 상표권이 허용되지 않는다. 너무 당연한 판결 같지만 벨기에의 신발 제조사인 슈브랜딩이 10년간이나 어렵게 소송으로 이끌어낸 결과였다. 물론, 슈브랜딩은 애초에 3줄을 쓰지도 않았고, 2줄의 선을 그려서 신발을 만들어오던 회사였는데 아디다스가 시비를 걸었다가 되치기를 당한 셈이었다.
사실 원래의 아디다스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나라 업체들이 태극기 문양으로도 옷을 만들 수가 없게 된다. 각국 국기들도 3줄을 사용한 디자인이 많이 있는데, 아디다스는 부당하게 타 업체의 제품 디자인을 막아온 셈이다.

업체들이 억지로 이렇게 단순한 문양에 대해 상표권이나 저작권을 얻게 된다면, 타 경쟁업체의 자유로운 제품 제조와 디자인 만들기를 방해하게 되고, 결국 이에 대한 '부당 이득'으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업체들은 정당한 경쟁에 의해서만 이익을 얻으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